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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이야기
아이에게 화, 신경질을 안내고 싶은데, 그렇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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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재우고 나서, 잠든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 적 있으세요. "오늘도 또 신경질을 냈구나" 하고 가슴이 좋지 않았던 그 밤. 혹시 있으셨나요?

1. 아이의 뇌는 부모의 화와 신경질을 '훈육'으로 저장하지 않습니다

"한 번 따끔하게 혼내야 버릇이 고쳐지지." 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아이의 뇌에는 '훈육'이라는 폴더가 없어요.

부모가 큰 소리를 내는 순간, 아이의 몸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쏟아져요.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지고, 근육이 굳어요. 혼날 때 멍하니 가만히 있는 아이, 그건 반성하는 게 아니에요.

너무 무서워서 뇌가 일시정지된 상태예요. 이 상태에서는 부모의 말이 입력되지 않아요. 큰 소리로 가르치려는 건, 마치 불난 집에서 수학 문제를 풀라고 시키는 것과 같아요.

2. 진짜 무서운 건, 아이가 그 장면을 '배운다'는 것

진짜 핵심은 지금부터예요. 아이의 뇌는 그 순간 단순히 무서워하고 끝나지 않아요. 그 장면 전체를 통째로 '학습'합니다.

아이 뇌는 녹화 카메라예요. 그것도 아주 성능 좋은. 부모의 표정, 목소리 톤, 몸짓, 그 순간의 공기까지 전부 녹화해서 저장합니다.

문제는, 이 녹화 테이프가 단순히 보관만 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갈등이 생기면 → 이렇게 대응하는 거구나" 하는 행동 설명서로 저장됩니다.

그리고 그 행동 설명서 회로는 20년, 30년 뒤에도 살아있어요. 어렸을 때 형성된 뇌 회로는 깊게 각인되고 오래갑니다.

3. 그런데… 그 아이가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혹시 아이에게 소리칠 때,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어딘가 익숙하지 않으세요?

"너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니?"
"내가 너 때문에 못 살아."

어쩌면 그 말은 — 당신이 만든 말이 아닐지도 몰라요. 30년 전, 당신이 들었던 바로 그 말일 수 있어요. 당신도 한때 그 아이였어요. 당신의 뇌도 똑같이 녹화했어요.

그리고 그 테이프가 지금, 당신 의지와 상관없이 재생되고 있는 거예요.

4. 대물림은 당신 대에서 끊깁니다.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이제 출구를 알려드릴게요. 우리 뇌에는 '신경가소성'이라는 능력이 있어요. 쉽게 말하면, 뇌는 평생 다시 쓸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대물림은 운명이 아니에요. 내 결심이 중요합니다. 저 먼 조상부터 내려온 이 화와 신경질의 대물림, 나만이 끊을 수 있습니다.

도구 ① 욱하기 전 — 내 배터리부터 충전하기

아이에게 자꾸 화가 나는 날은, 사실 아이가 더 말썽이어서가 아니에요. 내가 이미 지쳐 있는 날일 확률이 높아요.

스마트폰 배터리가 5% 남으면 화면이 어두워지고 앱이 자꾸 꺼지죠. 우리 뇌도 똑같아요. 배터리가 부족하면 자기조절 앱부터 강제 종료돼요.

내 배터리 체크 우선 순위 높이기 — ① 6시간 이상 잤나? ② 끼니 건강한 음식으로 잘 챙겨 먹었나? ③ 혼자 10분이라도 편하게 있는 순간이 있었나? 오늘 운동 혹은 산책했나?

도구 ② 욱하는 순간 — 6초의 틈 만들기, 장소 옮기기

스트레스 호르몬의 화학적 정점은 약 6초 안에 지나갑니다. 6초만 버티면, 가장 높은 파도는 그냥 지나가요.

문제는 우리가 정확히 그 6초 안에 입을 열고 화를 내뱉어 버린다는 거죠.

셋 중 하나만 — ① 속으로 1부터 6까지 세기 ② "잠깐 화장실 다녀올게" 말하며 장소 옮기기 ③ 들숨보다 내쉬는 호흡을 길게 - 천천히 심호흡하기

도구 ③ 욱한 후 — 복구의 말 건네기

이게 사실 오늘 글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일 수도 있어요. 완벽한 부모는 없어요. 욱한 다음에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해요.

아이가 무서운 경험을 한 직후에 부모가 다가와 사과하면 — 그 기억이 다시 열리고, 새로운 정보와 함께 다시 저장돼요.

녹화된 테이프 위에 새 음성을 덧입히는 거예요. 잘 복구된 관계가, 갈등 없는 관계보다 단단해요.

한 시간 안에 — "아까 큰 소리 내서 미안해. 엄마/아빠가 화를 잘 못 다스렸어. 너 잘못이 아니야."

① 인정 ② 책임 ③ 안심, 이 세 마디면 충분해요.

💗도구 ④ 장기적으로 — 내 안의 '사랑이' 깨우기

잠깐 떠올려보세요. 아이를 부드럽게 안아주고, 차분하게 설명해주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아이 마음을 들여다보는 내 모습.

그 모습은 실제로 당신 뇌 안에 회로로 존재해요. 아이를 정말 사랑하는 모습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문제는 욱하는 순간에 그 회로가 사라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 사랑의 회로를 위기 순간에 빨리 호출하는 시스템이에요.

스마트폰의 단축번호 1번을 떠올려보세요. 평소엔 메뉴 열고 찾아야 하지만, 1번을 길게 누르면 바로 연결돼요.

내 안의 다정한 부모 회로를, 단축번호 1번에 등록하는 거예요.

  • 1단계. 그 사랑의 모습, 다정한 모습 - 내 부분에 - 이름을 붙여주세요. '사랑이', '다정이', 또는 나만의 이름.
  • 2단계. 몸 어딘가에 자리를 정해주세요. 손등의 점, 손목, 가슴 — 어디든 좋아요. 매일 만지며 "여기 사랑이가 있다"고 속으로 말해보세요.
  • 3단계. 욱이 올라오는 순간, 그 자리를 만지며 한 문장. "나에겐 사랑이가 있다."

처음엔 어색해도 괜찮아요. 한 두달이면 달라져요. 어색한 건, 좋은 것을 밀어내는 내 머릿 속 회로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어색할 수록, 좋은 거니 어색한거구나. 더 반복해보자. 이게 대물림을 끊을 생명줄이다. 이렇게 떠 올려보세요.

💗마지막 한 마디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당신은, 이미 그 사슬을 끊기 시작한 사람이에요. 대물림을 끊는다는 건, 내 부모를 원망하는 게 아니에요.

그분들도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이해하고, 그 사슬, 대물림을 내 손으로 조용히 내려놓는 일이에요. 그렇게 당신은 부모를 용서하면서, 동시에 아이를 지키게 돼요.

당신 안에는 이미 사랑이가 깨어났어요.

자꾸 불러주세요. 자꾸 만져주세요. 어느 날엔 당신보다 그 사랑이가 먼저 아이에게 다가가 있을 거예요. 사랑이의 모습은 당신에게 분명 있습니다. 

오늘도 마음 하나, 뇌로 풀어봤습니다.

꼭 참고해 주세요
차이의 놀이의 모든 콘텐츠는 아이를 돌보고 기르는 모든 양육자 분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입니다. 아이를 기르는 주 양육자는 아빠, 엄마, 조부모님, 돌봄 선생님 등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매 콘텐츠마다 각 양육 상황을 고려하여 모두 기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엄마'로 표기하여 설명드리는 점이 있습니다. 차이의 놀이의 콘텐츠는 엄마가 주로 양육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써 엄마를 주로 언급하여 표기하는 것은 아닌 점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0가을의서광약 20시간 전
3번 제목 읽을 때 소오름이~~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민달이약 19시간 전
저도 그부분에서 멈칫했어요.. 정말 생각하게 돼더라고요 깨우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또복이맘1약 19시간 전
차이보면서 그날 하루 후회되는 순간을 반성하고 위로 받을때가 많았는데 오늘은 특히 더 큰 울림이 있네요. 아이가 그 순간을 기억하고 학습되고 저 역시 그렇게 커왔다는게.. 이 대물림의 끝은 저의 선택에 달려있네요. 매일 되뇔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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