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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이야기
삶이 답답하고 지친 마음일 때, 부모와 아이를 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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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젊은 날 친한 친구의 사업에 연대보증을 서주었다.

🌟그 실수는 그의 삶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사업이 망하자 친구는 도망갔고, 이 남자는 모든 재산을 날리고 빚 채무에 시달리게 되었다. 집마저 없어지고 술에 찌들어 노숙자 생활을 하던 어느 날, 그를 불쌍하게 여겨 누군가 머리맡에 놔두고 간 컵라면을 한 그릇 싹 비우고 난 후, 배가 오랜만에 불러서 였을지 아니면 신의 자비였을지 계기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이제 삶의 골짜기에서 벗어나 지평으로 걸어가야겠다고 다짐한다. 노숙인 재활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일단 개인 파산 신청을 하고 채무로부터 벗어나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하철 종각역 남성 공중 화장실을 청소하는 일이었다. 그의 낡고 초라한 가방 안에는 흙을 구워 만든 작은 부처 모조품이 있었다. 그 부처는 그 남자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게 된다.

"네가 종각역에서 일하니까 보신각종 이야기를 들려줘야겠다. 지금 종각역에 있는 보신각종은 원래 있던 종이 아니다. 원래 있던 종은 금이 가고 깨어져서 지금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종각에 따로 보관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걸려 있는 종을 만드신 종장이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다. 예전 보신각종처럼 금이 가서 깨어진 종을 치면 무슨 소리가 날까?”

“글쎄요…….”

“그야 깨어진 종소리가 나겠지. 그런데 완전히 깨어져서 조각조각 난 종의 파편을 탕 치면 어떤 소리가 날까?”

"......"

“맑은 종소리가 난다. 완전히 깨어진 종의 파편 하나하나가 제각기 하나의 종의 역할을 한다. 깨어진 종의 파편이므로 깨어진 종소리가 나리라고 생각되지만 그게 아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생각해야 될까. 네 삶이 하나의 종이라면 그 종은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나 산산조각 난 내 삶이라는 종의 파편을 소중하게 거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종의 파편 하나하나마다 맑은 종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네 삶의 고통의 파편들을 버리지 말고 소중히 여기거라.

* 정호승 시인이 쓴 우화집 [산산조각] 중 부분


🌈 이 글을 읽으며 스치는 생각은 '내 삶은 저렇게 산산조각까지 난 적 없으니 다행이다'라는 안도의 한숨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산산조각까지 난 적은 없더라도 조금씩 내 삶의 모퉁이가 마모되어 부스러기가 떨어지고, 작은 금이 생기며, 포기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개씩 쌓이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입니다.

우리가 젊은 시절 바랬던 꿈은 서랍 속에 이미 넣어두고 현실에 맞추어 살아가거나, 점점 나의 가능성보다는 내 한계를 깨우쳐 가는 순간이 늘어납니다. 우리는 삶이라는 종의 산산조각까지는 본 적이 없더라도, 작은 마음의 부품이 산산조각 나는 경험은 이미 해보았겠지요.

정호승 시인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깨어진 그 조각 각각에서도 청명한 종소리가 난다고, 그렇기에 조각에 맺힌 소리의 배움을 어떻게든 거두라고.

🌈 우리 아이들에게는 희망의 종소리만 들려주고 싶지만, 그런 유토피아적 사회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지요. 우리 아이들은 인생의 길에서 실패, 고통이란 친구를 만날 것이고, 그렇게 또 자기 삶을 꾸려가겠지요. 길에 좌절의 조각이 흩뿌려져 있더라도, 거기에 맺힌 맑은 소리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삶의 실천으로써 알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 나는 요즘 어떤 답답함을 느꼈나요?
  • 어디서 힘듦을 느꼈나요?



🌈 하지만 그 힘듦의 조개에는 영롱한 진주알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 부모인 우리가 각자의 삶을 씩씩하게 헤쳐나간다면 이를 물끄러미 보았던 아이들은 깨진 조각 속 깨우침을 훨씬 더 빠르게 간파하고 당당하게 나아가는 - 부모를 훌쩍 넘어서는 성인으로 자라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의미이자 보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공유해주세요. 우리를 서로 이끌어 주는 이야기는 우리들의 실제 경험담이랍니다.

꼭 참고해 주세요
차이의 놀이의 모든 콘텐츠는 아이를 돌보고 기르는 모든 양육자 분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입니다. 아이를 기르는 주 양육자는 아빠, 엄마, 조부모님, 돌봄 선생님 등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매 콘텐츠마다 각 양육 상황을 고려하여 모두 기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엄마'로 표기하여 설명드리는 점이 있습니다. 차이의 놀이의 콘텐츠는 엄마가 주로 양육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써 엄마를 주로 언급하여 표기하는 것은 아닌 점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피해피빈약 일 년 전
결혼 그리고 출산, 육아.. 육아휴직을 하고 육아와 집안일에만 오롯이 집중하다보니.. 제 자신을 잃어버린 느낌이 많이 듭니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늘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게 정말 행복한 일인지 스스로 의구심이 듭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가 바라보고 자랄 저의 모습을 생각하며 보다 긍정적으로 인생을 꾸려가야겠지요! 산산히 깨진 종의 조각들에서 본래의 완전한 종과 같은 맑은 종소리가 난다는 이야기는 정말 감동입니다. 힘들고 지친 순간에서조차 작은 기쁨과 감사함을 발견하는 그런 멋진 사람, 멋진 엄마가 되어야 겠습니다.. 모든 부모님들 힘내세요!

kahlen16약 일 년 전
아이 키우는 게 이렇게 끊임없이 이전의 나를 버려야 하는 과정인지 몰랐어요...


플로리다댁약 일 년 전
동감합니다

행복마미홍토끼약 일 년 전
그러게요.....ㅜㅠ 좀더 세밀하게 보탠다면 --건강하지 않은 방법으로 커왔기에 어느새 그것이 내게 익숙해져버려 나도 모르게 불쑥 나오는 건강하지 않은 해결방법이나 반응, 그리고 어린시절의 상처와 억울함. 해결되지 않은 분노나 어려움들..-- 인 이전의 나를 끊임없이 버려나가며.. 건강하고 온전한 나로 새로이 살아가며 아이를 키워나가야 하는 일들의 연속이 되는 것 같아요.... 아이 앞에서 나는 왜이러나 싶기도하고 어떨땐 자괴감에 뒤돌아 몸서리치다가 또 어떤날은 미숙한 나를 맞딱들이고 눈물로 베갯잇을 적시기도 하고요.. 그러다 문득 '아, 내가 이런 감정을 안느끼는 방법은 엄마 뱃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수 밖에 없겠구나.. 건강하고 올바른 가정에서 다복하게 자라는 좋은 기억으로 채워져야 하는거구나..'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나의 어린시절과 자라온 환경과 한계를 받아들이고 나니 나를 조금이나마 덜 다그치고 덜 채찍질하게 되는 것 같네요.. 그때의 어린 나를 한땀씩 다시 키워본다는 마음으로.. 내 아이에게 주고 싶은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사랑을 과거의 나에게도 준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어느새 나도 훨씬 건강한 생각과 단단한 자존감으로 다시 자라고 있음을 느낍니다... 육아의 신비네요 정말.!

상양약 일 년 전
공감해요

Juuuuuu약 일 년 전
내가 엄마로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아내로서 발전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면 그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고 믿으면서 버티지만 사실은 좀 힘들기도 해요 하지만 꽉꽉 눌러담은 하루하루가 나중에 먼훗날 돌아봤을 때 참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거라고 믿습니다 우리 모두 잘했고 잘하고있고 잘할거에요

독고사이다약 일 년 전
아들. 어제 아빠가 화내서 미안해. 주변에 이야기 나눠보니 어제 아빠가 너무 상황에만 몰입해서 얼마나 바보같은 행동을 했는지.. 다시 반성하게됐어. 앞으로는 네 마음을 먼저 살피고, 우는걸 달래주고, 놀란걸 안정시킨 다음에.. 너가 해야할 행동을 조심스럽게 설명해줄게. 미안해 아들 ㅜㅜ 부족하지만 아빠 항상 노력하고 있어.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 조금만 이해해줘. 아빠와 달리 눈웃음이 예쁘고, 밝고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사랑해♡

슈k약 일 년 전
호기롭게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가 생기기 전 겁없이 해둔 투자에 금리가 너무 올라 생활비를 깎아먹고 있어요.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니 육아를 하면서도 스스로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만 자꾸 듭니다. 뭐를 해보려고 해도 아이 때문에 집중이 쉽지 않고요. 직장생활하면서 십년간 부은 저축보험을 오늘 이자내려고 깼는데 마음이 좀 슬프네요.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 아닐텐데. 어디서 경제활동을 하며 쓸모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약 일 년 전
종각역에서 회사를 다녀서 더 관심있게 읽어봤어요. 지금도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 안입니다. 아이는 엄마를 기다리는데 경기도주민은 출퇴근만으로도 힘이 드네요. 요즘 유행하는 송혜교 나오는 드라마에 나오는 한 대사입니다. 힘내는거 힘들어. 힘내는거 너무 지겹다.. 근속 18년째인데 언제쯤 이 일이 끝이 날까요..

플로리다댁약 일 년 전
돌아다니다가 어떤 사람이 적은 댓글을 보았는데 육아도 맞는 체질이 있다는 그 말이 계속 생각납니다...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 이 모든 것들이 다 나와는 너무 맞지 않는다는 걸 저지르고 보니 알겠네요, 책임을 져야하니 책임은 질 겁니다, 다만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네요..


상양약 일 년 전
저도 오늘 이렇게 부쩍 느낀 날이에요...

리아맘85약 일 년 전
사회생활10년하고 임신을하면서 집에만 있는지 2년이 넘었어요 인천에있으면서 아기를대리고 문센도 다니고 병원도 다니고 면허가없어도 답답하면 가까운데 키카도 있었고 공원도 있어서 우울증이 와도 극복을할수있었어요 지금은 조금 더 힘들어졌어요 구석외진곳에 갇혀있달까요.. 펜션관리를 신랑이 맡게되어 처음해보는일을하게되었는데요 신랑이 옆에있어도 바빠서 얼굴도 잘못보고 어린이집에 자리도 없어 하루종일 제가 아이를보고있어요 포항이라고 좋은줄알았지만 공기좋구 바다보이고 이게 저한테는 전부인거같아요 버스도 한대만 다니는데 언제오는지도모르고 아기를대리고 나갈수는 없고 매일 하늘에 허공만 보고있습니다 답답하고 숨막히고 3월에 어린이집 입학하니 그때까지 버텨보자 마음으로 생활하고있습니다 동네 사람지나가는 사람없고 너무 답답합니다


상양약 일 년 전
저도 타지에서 비슷한 상황이에요. 겨울이되니 더 고립됨을 느껴요. 아기 입소까지 조금만 더 버텨봐요!!

콩콩이m약 일 년 전
제가 여자 후배들한테 했던 말인데 운전면허를 따세요~~ 운전을 하게 되면 장소와 시간 쓰임이 달라져요 아이와 같이 갈 수 있는 곳도 많아지고 아침이든 저녁이든 새벽이든 제약없이 출발할 수 있어요 엄마가 능동적으로 일정을 계획할 수 있게 돼요 꼭 운전 도전해보세요 남편의 운전만 바라보는 삶은 버겁잖아요

rauni약 일 년 전
10일전 둘째를 출산하고 다시 시작해야되는 육아와 첫째가 받을 상처에 대한 안타까움때문에 마음이 좋지 못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두 아이를 양육하며 성장할 저와 남편 그리고 동생이 생겨 힘들겠지만 그 안에서 나눔과 사랑을 배울 우리 두 아이들을 생각해봅니다.

달콤귀욤맘약 일 년 전
7년만에 계획에 없던 둘째를 임신하여 첫아이때 워낙 육아가 힘들었기에 고민고민을 하다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여유로워졌다고 생각하여 둘째 출산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예민한 성격 탓인지 둘째는 순할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역시 강한 육아를 당해내고 있어요. 육아가 체질이 아니라는 말..저한테 하는 말인거 같아요. 어서 빨리 복직하는 날만 기다려요. 다시 태어나면 결혼까지만 하고 싶어요. 친정 시댁 다 멀리 있어 도움도 못받고 오로지 신랑을 잘 만나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네요. 여보 고마워. 조금만 더 힘내자! 애들 다 키우고 우리 둘이 여행 다닐 그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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