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금 30개월 되는 여자아이입니다.
올해 4월부터 아파트 민간 어린이집을 다녔어요. 아이들이 다들 순하고 또래라 잘 어울릴 것 같아 별다른 활동 없어도 거기를 보내게 되었는데요. 처음 3주간은 적극적으로 잘 다니더니, 한달 쯤 되어서 등원 때 헤어질 때면 안 간다고 그러더라고요. 언제부턴가 헤어질 때 마다 울더니, 잘 이야기해 주면 또 잘 다니고 하원하면 같은 어린이집 친구랑 놀기도 해요. 그런데 저번 주 방학을 하고 나서 그 이후에 다시 가려니 너무 힘들어하네요.
참고로 올해 둘째가 2월에 태어났어요. 둘째 태어나기 전에 보내서 적응을 시켰어야 하는데 정신이 없다보니 태어나고 보내게 됐어요. 그렇다고 첫째가 둘째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건 아니고 잘 챙겨주고 예뻐해 주고 있어요. 엄마 아빠에게 잘 보이려고 그러는 것 같진 않아요. 둘째는 아직 어려서 첫째 위주로 대해주는 편이에요.
집에서 데리고 있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첫째 아이가 너무 칭얼대서 둘째 아이의 낮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서 그것도 불가능할 것 같고, 또 제가 데려다 준 뒤에는 어린이집에서 너무 잘 놀고 잘 웃고 있어서 그것도 이상하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만 3세 이전의 아이들은 애착이 완전히 형성되기 이전 시기입니다.
아이가 처음에 어린이집을 잘 가고, 둘째 아이와 함께 잘 놀아주는 걸 보니 부모님께서 첫째아이 위주로 행동하는 것을 정말 잘 하신 모양이에요. 애착도 잘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초기에 어린이집에 잘 적응했던 것 같고요. 그러나 아직 아이는 애착이 완전히 형성된 시기가 아니랍니다. 아이는 원래 만 3살이 되기 전까지는 엄마와 애착 형성이 조금 불안한 상태이죠. 그 전에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면 엄마가 보고 싶은 건 당연합니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엄마와 떨어지면 불안해집니다. 엄마가 자신을 떠날 것 같아서, 엄마가 더 이상 없을까봐 의존하고 의지합니다. 엄마가 항상 자신의 곁에 있고,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또 같이 있을 수 있다고 확신을 갖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만 3세 이전이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애착이 단단해 졌다고는 말하기 어려워요. ‘엄마가 나를 항상 지켜봐줄거야. 나를 믿어줄거야.’ 와 같이 느끼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요.
아무리 잘 해주어도 마음이 불안할 수 있어요
그 전까지는 어린이집에 잘 다녔던 이유는, 아마 아이가 적응을 했던 것 같아요. 그 전까지는 엄마와의 애착이 단단했거든요. 엄마 아빠가 나만 보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곧 동생이 생기게 되어 아이는 은연중에 불안함이 생깁니다. 물론 엄마와 아빠가 여전히 나를 위주로 대해주고, 동생보다 나를 생각해주는 모습들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동생을 시기하거나 그런 감정은 전혀 없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이후에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서, 새로운 장소와 상황을 만나게 되지요. 새로운 상황에 가 보니 재미있는 장난감도 있고 다른 친구들도 있어 매우 재미있지만, 집에 있을 엄마와 동생이 생각납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조금씩 불안할 수도 있어요. 물론 막상 가서 놀게 되면 다 잊어버리고 놀 수 있지만, 어린이집에 출발할 때에는 계속 생각나지요. 나보다 동생을 예뻐할 엄마의 모습, 엄마를 공유해야 하는 마음들이 모여 어린이집에 가는 걸 싫어하게 만듭니다. 물론 똑같이 대해준다고 하더라도 예전보다는 첫째 아이에게 집중하는 에너지가 떨어졌을 거예요. 같이 있어주고, 챙겨줄 테지만 전보다는 집중도가 덜 하다는 걸 아이들도 알 수 있어요.
아빠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세요
하나 또 좋은 방법은, 아빠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엄마와 아빠가 첫째 아이 위주로 행동하고, 그리고 추가적으로 아빠가 첫째아이에게 ‘아빠는 네 편이야’ 하는 걸 더 강하게 이야기 하는 거지요. 동생에게 하는 표현보다 훨씬 더 많이 첫째아이에게 해 주는 거예요. 그럼 아이는 마음의 안정을 찾을 곳을 하나 더 얻었다고 생각하게 된답니다.
한 가지 더 이야기 드리자면 어린이집 선생님께도 부탁드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이가 등원 시 너무 불안해 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하시고, 어린이집에 가는 동안이나 어린이집에서 놀이 할 때 활동을 정말 잘 한다고 칭찬을 많이 해 달라고 말이죠. 환경이 집과 어린이집 두 곳 다 함께 바뀌었기 때문에 한 쪽에서 안정을 갖게 된다고 해도 다른 한 쪽이 불안하면 아이가 쉽게 안정되기 힘들 거에요. 가정에서는 엄마가 사랑을 많이 표현해주시고, 믿음을 주는 말을 많이 해 주신다면 어린이집에서는 긍정적인 경험과 성공경험을 많이 늘려서 아이에게 성공감과 즐거움을 키워주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어린이집의 그날 소소한 활동을 자세히 알 루트를 만드세요
선생님께서 아이를 더 포근하게 품어주실 수 있다면 양쪽 환경에서 모두 안정적으로 활동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거에요.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온 뒤에는 ‘오늘 어린이집에서 했던 것들 정말 재미있었겠네!’처럼 어린이집의 활동들을 매우 재미있게 이야기 해 주세요. 엄마가 미리 어린이집에서 하는 활동들을 자세히 알고 있으면 대화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답니다.
그날 점심 메뉴는 어떤 것이었는지, 오늘은 어떤 것을 가지고 놀았는지 어린이집에 물어보아 자세히 알아두세요. '오늘 진짜 맛있는거 먹었다며? 부럽다~ 어린이집 가는 거 정말 좋겠다~‘ 와 같이 어린이집이 매우 재미있고 좋은 곳, 부러워할 만한 곳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자주 이야기해 보세요. 아이가 자연스럽게 어린이집은 재미있고 좋은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세요.
그래도 불안한 모습이 줄지 않는다면 아이에게 집에서 엄마와 했던 놀잇감이나 엄마의 물건을 하나 주시는 것도 좋아요. 다른 환경에서도 엄마를 생각나게 해 주는 물건을 갖고 있다면 아이는 덜 불안할 수 있어요.
가정에서 아이에게 사랑을 주시는 방법은 아이에게 칭찬을 많이 해 주시고 스킨십을 많이 해 주시는 것이지만, 그것이 과잉보호로 이어지면 안 돼요. 엄마가 아이를 과하게 감싸게 되면 아이는 그동안 쌓아두었던 의존성을 폭발시킬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것이 더 힘들어지지요. 엄마에게 의존해서 다시는 떨어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거든요. 아이의 독립심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