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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상담
[차이의 고민상담소] 아이가 아빠랑 안 친해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댓글 11
조회수 1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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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개월 여아를 키우고 있어요, 요즘 들어 부쩍 아빠를 밀어내고 대화조차 거부해서 글 보냅니다.

주 양육자는 엄마인 저예요. 오전에 일 다녀와서 하원부터 쭉 제가 케어합니다. 주 3번 정도는 아빠가 혼자 등원을 시킵니다.

퇴근 후에 아빠는 아이와 놀고 싶어서 엄청 말 붙이는데 아이는, '으악~ 아빠 왔어 안아줘~!!' 하면서 저한테 찰싹 달라붙습니다.

아빠의 '우유 줄까?' 같은 간단한 요구도 대답하지 않고 엄마한테 다시 물어보라고 시킵니다. 제가 다시 우유 주냐고 물어보면 그제야 응!! 하고 대답해요. 남편이 황당해하니까 보란 듯이 더 엄마만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쩌다가 남편이랑 포옹이라도 하면 충격받은 표정으로 엄마를 사수하려고 들어요. 같이 역할놀이를 해도 아빠한테는 마녀나 나쁜 사람 역할만 시키고 마무리는 저랑 둘만 화기애애하게 끝나요. 아빠랑 잘 놀 때는 몸으로 놀아줄 때랑 책 읽을 때 잠깐뿐이에요.

정말 다정한 아빠거든요.. 제가 늦게까지 일할 때는 육아휴직 7개월 정도 쓰고 아이 케어한 적도 있고요, 아이도 한때는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던 시기도 있었어요.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아빠가 최근에 장난감을 집어던졌다고 한번 혼냈는데 그 이후로 변한 것 같기도 해요. 직접 이유를 물어보면 수염 있는 쪽으로 자꾸 뽀뽀해서 싫다고 말해요. 아이니까 그럴듯한 이유를 머릿속으로 생각해낸 게 아닐까 싶어요. 아니면 제가 너무 잘해줘서 그럴 수도 있는 걸까요...

남편은 계속 이러니까 굉장히 상처받고 저랑도 이야기 잘 안 하려고 해요. 애가 그러는 건데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좌절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남편과 저의 애착이 부족한 이유도 있을 거예요... 종종 아침 등원 준비도 거부해서 회사 생활도 지장이 가는 상황이고요.

아이가 좀 예민한 성격이에요. 어린이집 적응도 한 달 넘게 걸렸고 아직도 담임선생님 말고 다른 선생님이 돌봐줄 때면 울어요. 다른 교실에 잠깐만 가도 무서워서 울어버려요. 자주 보는 할아버지와는 잘 놀다가도 어느 때는 낯가리고, 오락가락해요. 아직 사회성은 조금 부족한 대신 생활규칙을 지키는 등의 자기통제는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약간의 완벽주의 성향도 있는 그런 아이입니다.

이맘때 아이는 원래 그럴 수 있는 건가요?
누가 어떻게 노력해야 나아질까요??
아이나 남편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아이와 아빠의 관계로 고민이 있으시군요. 우선 이맘때 아이들이 한쪽 부모에게 애착관계를 좀 더 강하게 느끼고 다른 쪽을 밀어내는 행동을 하는 것은 충분히 생길 수 있는 모습입니다. 아이가 예민하다면 그런 모습이 더 두드러져 보일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부모가 어른으로서 이런 아이의 모습을 잘 포용하고 옳은 행동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이는 예민한 기질의 아이로, 익숙한 것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통제하고 따르려고 하지만 조금 덜 익숙한 부분 - 감각적으로 예민하게 받아들이거나 변화를 느낀 부분이 있다면 좀 더 강하게 감정 표현(울음, 밀어내기 등의 방식으로)을 하는 편입니다. 다른 선생님들이 볼 때 울었다거나, 할아버지랑 친숙하게 느꼈다가도 할아버지의 어떤 모습을 예민하게 느끼면 (예, 표정이나 옷차림새 등 아이 관점에서 이유는 다양하겠지요) 낯가리는 모습이 그 예가 되겠지요. 예민한 아이는 시각, 미각, 후각, 촉각, 신체감각, 청각 중 한 가지 혹은 여러 가지를 일반 기질 아이보다 훨씬 더 섬세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어떤 감각에, 어떤 상황에 더 예민한지 여러 상황 속 관찰이 필요할 텐데요. 예를 들어 후각이 예민한 아이는 엄마보다 남성-아빠의 냄새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요. 여성과 남성은 호르몬 분비량의 차이로 인해 체취가 다릅니다. 또한 시각이 예민한 아이는 시각적 변화를 더 강하게 포착하지요. 그렇다면 어린이집은 집과 많이 다른 환경이니 아이 적응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지요. 섬세한 감각을 잘 처리하기 위한 두뇌 신경회로를 더 세밀하게 연결해야 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은 당연한 모습입니다.


아이는 아빠가 수염 있는 쪽으로 뽀뽀해서 어색하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은 아이의 솔직함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빠가 말끔히 면도를 했어도 한두 개 솟아있는 수염의 모습을 더 예민하게 포착해서 시각적으로 무섭거나 촉각적으로 어색하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높지요. 아이가 아빠를 밀어내고 거절하면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는 상처를 받고 속상한 마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머리로는 아이가 예민하니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해도, 마음으로는 슬프지요. 하지만 아이는 '아빠'를 싫어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예민한 감각들을 처리하기 위한 신경회로를 형성 중이고 이 감각적 예민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몰라서 그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아이와 애착을 좀 더 강하게 형성한 엄마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첫 번째로는 엄마가 아빠와 사이좋은 모습을 일관성 있게 꾸준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아빠이고, 엄마와 아빠가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소중한 네가 세상에 나왔고, 우리 가족은 세명이 함께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주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가 삐지거나 밀쳐내거나 실망하는 태도를 보여도 괜찮습니다. 유아기 아이는 이제 좌절감을 인내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조절력이 형성되지요. 엄마를 더 소유 하고 싶어 하는 욕구는 공감해 주되, 우리 가족은 하나이고 엄마가 사랑하는 사람은 아빠라는 것을 아이에게 잘 인식시켜주어야 합니다. 부부간 따스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이 성장에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아빠가 우유 줄까?라고 물었을 때 아이가 대답을 안 하고 엄마 쪽으로 다가가면, 엄마는 살짝 무시를 하거나 혹은 '우유 먹고 싶으면 아빠에게 이야기하면 돼~' (아빠는 우리 00 우유 담당이야~ 아빠를 불러줘~)라고 말해주면 됩니다. 아빠의 경우 아이가 별 반응이 없으면 '그럼 우유 먹고 싶을 때 아빠한테 언제든 말해~'라고 말해주면 됩니다. 아이가 우유를 달라고 안 하면 일정 시간 그냥 두면 됩니다. 엄마가 대신해서 질문을 하거나 중간에 끼어들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징징대거나 떼를 써도 이런 모습을 한결같이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울고 감정 표현이 커져도 가라앉을 때까지 인내심으로 기다린 후 우유를 먹고 싶으면 아빠한테 이야기해달라고 다시 한번 이야기해주면 됩니다.

엄마 아빠가 포옹을 할 때 아이가 달려오면 '사랑하는 우리 가족 같이 안아주자~'라는 식으로 같이 안아주는 포즈를 취하거나 아이가 아빠를 밀어내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면 아이를 강압적으로 밀어내거나 몸싸움을 할 필요는 없지만 조용히 아이 눈을 보고 엄마가 사랑하는 사람은 우리 아빠야. 엄마는 아빠, 00를 동시에 사랑해. 엄마는 아빠와 이렇게 안을 때 행복해. 엄마와 아빠가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 00가 있는 거야라고 아이 눈높이에 맞추어 간단하게 설명해 주면 됩니다. 그리고 서로 안아주고, 부부가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일상생활 속에서 보여주세요. 아이가 떼를 쓰고 울어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할 시기가 왔지요.

역할 놀이를 할 때 아빠는 나쁜 역할을 시키고 마무리는 엄마와 훈훈하게 끝난다고 하였는데, 이때도 이제 스토리를 조금씩 바꿔 엄마 역할이 아빠와 좋은 관계를 맺는 요소를 슬쩍슬쩍 넣어주세요. 사회적으로 올바른 모습을 역할 놀이 속에서 보여주세요 (안아주고, 예의를 지키고, 좋은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 아이고 삐져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도 엄마 아빠는 그 놀이가 재미있었으며, 00가 원할 때 다시 놀자라고 알려주면 됩니다.

어른의 인식 전환도 중요합니다. 아이가 예민한 경우 다인수 애착이 일반 기질 아이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순한 기질의 아이는 보통 18개월가량 지나면 주변 자주 보는 사람들과 다인수 애착을 맺게 되는데, 예민한 기질의 아이는 다양한 사람의 여러 모습을 수용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까다롭게 행동할 가능성이 높지요. 아빠나 할아버지는 '아이가 왜 이리 까다로울까.. 힘들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 예민한 00는 나중에 커서 훨씬 더 감각적으로 섬세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될 건가 보다. 우리 00의 기질에 맞추어 내가 더 의젓하고 든든한 어른이 되어야겠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아이의 독특하고 까다로운 기질은 엄마 아빠가 어떻게 반응해 주느냐에 따라 조금씩 완화되고, 사회에서 고유한 빛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지요.

아이가 익숙하지 않은 어른을 밀어내는 것은 발달적으로 미숙해서 보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프로이트는 7세까지 아이들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한다고 했지요. 하지만 이해한다고 해서 아이의 예민함을 오냐오냐 끌려다니며 다 받아주면 안 됩니다. 어른이 올바른 기준을 갖고 일관성 있게 대응해야 합니다. 앞서 말한 1) 엄마와 아빠는 서로를 사랑해,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아 2) 아빠는 우리 집에서 중요한 사람이야. 00부분은 아빠와 직접 이야기해줘~ 등을 꾸준히 보여주세요.

아빠의 양육 효능감을 끌어올리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아이의 예민한 부분보다는 아빠가 아이에게 사랑을 잘 표현했던 부분, 아이와 좋은 상호작용을 했던 순간 등을 곱씹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빠가 굳고 어두운 분위기를 형성한다면 아이는 그런 비언어적 표현을 어색하고 힘들게 느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미치는 구체적 파급효과와 의미를 생각하기에는 어리지요. 아빠가 느끼는 서운한 감정은 엄마와 서로 이야기 나누며 잘 흘려보내고, 아이에게는 '어떤 상호작용'이 진정 옳은 것인지 모범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의 예민성을 아빠가 잘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빠 뽀뽀를 예민하게 받아들이면 뽀뽀는 가급적 피해주세요. 아이가 좋아하는 신체놀이와 책 읽어주기에 조금 더 집중하면 좋습니다. 등원 준비 때 언제 어떻게 아이와 부딪히게 되었는지(과거 패턴 분석), 등원 준비가 잘 되었던 순간과 비교해 보고 등원 준비를 어떤 순서로 시킬지 규칙적인 루틴을 짜면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떤 아빠의 모습을 좀 더 편하게 받아들이는지 관찰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해 주세요.

예민한 아이에게는 안정된 일상생활 습관을 잡아주는 것이 가장 좋은데, 아빠가 퇴근해서 일정 시간, 익숙한 공간에서 책 읽기, 신체 놀이 시간을 꾸준하게 가져가는 방법으로 관계를 좀 더 다져가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훈육은 아빠가 주로 담당하기 보다 엄마 아빠가 자연스럽게 같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민한 기질의 경우 아이의 예민성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때로는 오냐오냐 다 받아줄 가능성도 있는데, 지금은 사회성, 자기조절력을 키워야 할 결정적 시기므로 기질과 관계없이 지나친 허용은 아이 발달에 좋지 않습니다. 엄마가 아이의 행동을 제지할 필요가 있을 경우 엄마도 부드럽고 단호하게 올바른 행동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예민함을 아이가 스스로 잘 다스리기 위한 주변 환경의 배려와 일관된 대처가 중요합니다. 엄마 아빠가 어른으로서 아이에게 '무엇이' 올바른 모습인지 부드럽고 일관적으로 보여준다면 아이는 조금씩 변합니다. 아쉬움은 잠시 내려두고 천천히 너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어느 순간 섬세하게 자신의 길을 설계하는 아이의 모습을 미소로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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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의 놀이의 모든 콘텐츠는 아이를 돌보고 기르는 모든 양육자 분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입니다. 아이를 기르는 주 양육자는 아빠, 엄마, 조부모님, 돌봄 선생님 등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매 콘텐츠마다 각 양육 상황을 고려하여 모두 기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엄마'로 표기하여 설명드리는 점이 있습니다. 차이의 놀이의 콘텐츠는 엄마가 주로 양육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써 엄마를 주로 언급하여 표기하는 것은 아닌 점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물소윤11달 전
허허 아이의 고민은 둘째치고… 저런 가정적인 아빠 우리집에도 있었으면…

시아애기11달 전
저도 어릴 때 예민했다고 들었지만 다 잊었나봐요. 예민한 아이의 머릿속은 정말 신기하네요... 너무 도움되는 글 감사합니다!

늘평안11달 전
애들이 아빠를 불러도 대꾸 안하는 아빠는 어찌 해야 하나요 ㅎㅎㅎ 그러는데도 계속 아빠주변 맴도는 애들이 너무 너그럽네요

챠밍떠아11달 전
부드럽고 단호하게가 어려워요ㅠㅠ특히 밖에서는 시끄럽게하거나 민폐주기 싫어서 달래기 급급하네요...

오하이11달 전
엄마를 좋아라하는 아들한테 맨날 쓰는 협박이.. 지금 엄마랑 씻을래 아니면 이따 아빠랑 씻을래?이건데 ㅋㅋㅋㅋㅋㅋ 얼른 고쳐야겠어요 이제 뭘로 회유해야하나 ㅠㅠ

용가뤼11달 전
엄마가 더 노력을^^

복숭e11달 전
공감♡ 갑자기 잘 놀던 언어교실에 안 들어가서 오해하고 있었는뎅 이해가 쏙쏙 되네요^^

슈비슈빈11달 전
저희애는 아빠가 넘 다정하고 잘 놀아줘서 오히려 덜 놀아주고 현실적인 엄마를 더 안좋아합니다ㅠㅠ 워킹맘이라 퇴근하고 애 먹이고 씻기고 잠깐 놀아주고..쉽지않네요. 하지만 이것도 다 핑계겠죠ㅠㅠ? 더 노력해야겠어요!

바람이선선11달 전
ㅎㅎ쉽지 않네요 아이 기질에 맞추어 어른들이 잘 케어를 해줘야 하니...

꽃보다사랑11달 전
아빠를 더 좋아하는 아기🤣 엄마 싫어한 적이 있었어요…ㅠㅠ


탄탄별마루11달 전
전 이렇게 키우거 싶슴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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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는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