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들의 경제개념은 어떻게 발달하나요?
연령별로 경제개념은 어떻게 알려주어야 하나요?
A.
아이 손을 잡고 마트라도 가려고 하면 꼭 하는 말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마트에서 뭐 사달라고 하면 안 돼!” 일 것입니다. 대답만 잘 하던 아이들은 마트에 들어가자마자 180도 바뀌지요.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엄마 아빠를 외치기 바쁩니다. “엄마 나 이거 사줘!” “나 이거 갖고 싶어!” 물건을 손에 쥐고 놓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아직 욕구를 제어할 수 있는 이성이 발달하지 않았을뿐더러, 경제 개념이 제대로 서지 않아 계획적인 소비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니까요.
아이들은 만 3세쯤 되면 내가 필요한 물건을 엄마 아빠가 사 준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사 주는 물건도 있고 사주지 않는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원하는 걸 모두 가질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물건 교환’과 ‘소비 계획의 필요성’을 알게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아직 물건 교환을 ‘돈’으로 한다는 것은 잘 모릅니다. 돈의 개념은 아직 아이들에게 어렵습니다. 따라서 돈의 개념을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보다 물건을 소중하게 다루고 아껴서 쓰는 것, 물건을 내가 직접 기준에 맞게 선택하는 것 등 소비와 사용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것이 우선입니다.
4~5세쯤 되면 드디어 ‘돈’의 개념에 대해 알게 됩니다. 하지만 각 지폐와 동전이 이름을 알고, 그 단위를 알게 된 것은 아닙니다.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돈’이라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지요. 이때 아이들은 지폐가 더 크기 때문에 지폐가 더 큰 돈이라고 생각하거나, 동전이 더 무거우니 동전이 더 큰 돈이라고 생각하는 등 ‘정확한 액수나 크기’는 알지 못합니다. 손안에 있는 이 동전 하나면 장난감 로봇도 살 수 있고, 자동차도 살 수 있고, 엄마랑 맛있는 치킨도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요.
이때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경제 개념 교육이란 실제로 경제활동을 하는 장소를 체험해 보는 것입니다. 돈을 직접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는 어렴풋하게나마 돈의 개념을 정리하게 됩니다.
아이가 6~7세쯤 되면 그제야 지폐와 동전의 가치를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돈이라는 것이 하나만 있으면 다 살 수 있는 만능이 아니라, 물건 가격만큼의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경제’개념이라는 것은 6살 즈음이 되어서야 발달하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실제 돈을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직접 사용해 보는 것도 좋지요. 엄마가 지켜보는 중에 아이가 직접 돈을 내 계산하는 과정을 경험해도 좋고, 용돈을 받아서 써 보는 것도 좋습니다.
Q. 유아기에 익히는 경제개념이란 어떤 건가요?
A.
경제 개념을 가르친다고 해서 화폐 단위를 무조건 외우는 것처럼 강압적으로 가르칠 필요는 없습니다. 흥미를 잃어버리게 된다면 아이는 경제 개념을 훨씬 더 느릿느릿 터득하게 될 테니까요. 유아기의 아이들에게는 ‘소유 개념’과 연결해 가르칠 수 있습니다. 내 물건의 소중함, 내 물건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것, 돈은 한정적이며 그만큼 소중하게 잘 사용해야 한다는 것 등을 가르치는 것이 바로 경제교육입니다.
즉 자기 절제, 자율, 책임감, 계획적인 소비습관, 합리적인 판단과 의사결정 등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시기에 형성된 습관이 아이의 평생 소비습관을 좌우하게 될 것이니까요!
Q. 아이에게 용돈은 어떻게 주어야 할까요?
A.
아이들에게 용돈을 줄 때는 몇 가지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기준 없이 들쑥날쑥 바뀌는 용돈 계획은 아이의 소비습관을 불규칙하고 의존적으로 만듭니다. 돈이 많을 때는 몰아서 소비하고 없을 때를 대비하지 않는 소비 형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① 규칙 1) 용돈을 준 뒤에 아이가 어떻게 사용하는지 간섭하지 않는다.
: 일단 아이에게 용돈을 주기로 했다면 아이의 선택을 지지하고 믿어주세요. 아이가 설령 용돈 관리를 제대로 못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아이에게 귀중한 경제적 경험이 될 것입니다.
② 규칙 2) 정한 액수 이상의 금액은 절대 주지 않는다.
: 정한 액수는 아이와 한 약속입니다. 일정 액수 이상을 주는 일이 없어야 아이가 ‘재화는 한정적이다’라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필요할 때 늘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아이는 소비할 때 계획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③ 규칙3) 액수나 일정, 소비 계획을 세울 때는 아이와 상의하여 세운다.
: 아이가 소비의 주체자로서 소비 계획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이가 얼마 동안 혼자 용돈을 운용할 것인지, 한 번 받는 액수는 얼마로 책정할 것인지, 액수 안에 반드시 들어가는 비용이 있는지 등 기타 등등 부수적인 계획과 일정 역시 아이와 함께 결정합니다.
④ 규칙 4) 정한 일정을 잘 지켜 제때에 용돈을 지급한다.
: 일정을 제때에 지켜야 아이가 금액이 들어오는 날부터 계획을 세우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됩니다.
⑤ 규칙 5) 용돈기입장을 써 지출한 것과 수입을 비교해 보게 한다.
: 일기를 쓰는 것도 힘든데 용돈기입장은 더욱 힘들겠지요. 그러나 엄마 아빠의 지도하에 아이가 용돈기입장을 쓰는 습관이 들어야 합니다. 기입장을 써야 아이는 들어온 금액과 사용한 금액을 눈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됩니다. 손안에 들어온 금액을 머리로 계산하여 인식하기 어려운 나이이기 때문이지요. 기입하는 과정이 없으면 돈을 계획성 없이 마구 쓰게 됩니다.
Q. 경제개념을 키우기 위해 집에서는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A.
가장 쉬운 것은 놀이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아이와 장난감 지폐를 사용하여 시장놀이, 마트 놀이 등을 할 수 있겠지요. 각 물건별로 가격을 정하고, 그 가격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하는 연습을 해 보며 소비하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에게 주어진 금액을 일정 액수로 제한하고, 그 금액 안에서 갖고 싶은 물건을 소비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는 정해진 금액에 맞게 소비하기 위하여 효율적인 소비계획을 세우는 연습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 칭찬 스티커 활동을 실제 용돈과 연계시키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직접 용돈을 버는 개념이지요. 아이가 거들 수 있는 집안일에 스티커의 개수를 명시해주고, 행동을 잘 완수할 경우 아이가 그 개수의 칭찬 스티커를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스티커는 추후 용돈으로 전환하여 받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물론 스티커로 바꿀 수 있는 금액은 지나치지 않게 잘 정해야 하겠지요)
아이는 이 활동을 통하여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사는데 필요한 스티커’를 계획하기도 하고, 돈을 직접 벌어보는 경험을 통하여 재화의 소중함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