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할머니를 따르는 것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세요]
아이가 할머니를 따르는 것은 엄마 입장에서는 환영해야 하는 현상입니다. 아기는 9개월에서 12개월 정도가 되면 사물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에 아이들은 분리불안이 최고조에 달합니다. 이때 엄마가 사라졌다고 인식하게 되면 아이들은 극도의 불안함을 느낍니다. 엄마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분리되는 상황이라면 아이는 엄마 대신 의지할 대상을 찾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아이는 할머니에게 애착을 형성하고, 엄마보다 할머니를 더 따르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할머니에게 화를 내거나 부정적으로 대할 경우 아이는 엄마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늘 엄마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 “네가 어떻게 하든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 하는 메시지를 보내야 합니다. 36개월 전후로 아이는 ‘엄마’라는 대상을 인식할 수 있게 되고, 그 시기가 되면 엄마가 주 양육자가 아니더라도 엄마의 존재를 확실히 인식하여 사랑을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그전까지는 주 양육자에게 애착을 단단히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후 36개월 동안 아이는 주 양육자와 애착을 형성하며 세상에 대한 신뢰를 쌓습니다. 이 시기에 애착을 잘 형성한 아이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형성할 수 있습니다. 신뢰가 깨진 아이는 향후 다른 가족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오히려 주 양육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더 따른다면 애착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아이와의 신뢰감을 쌓아보세요]
출근길에 아이에게 “이따가 저녁에 돌아올게.” 하고 약속한 뒤, 퇴근한 뒤에는 “엄마 약속한 대로 저녁에 돌아왔지?” 하고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는 약속을 지키는 엄마의 모습에 신뢰를 쌓을 수 있게 되고 점차 엄마의 존재를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양육 태도 역시 문제입니다. 아이의 양육을 부탁하긴 했으나 할머니의 육아 방침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자 손녀가 예쁘다며 오냐오냐하는 태도의 육아는 엄마가 보기에 기준선이 없고 너무 허용적인 것 같아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엄마는 허용하지 않는 사탕이나 과자를 먹이거나 양치를 제때 시키지 않는 것과 같은 것들이지요.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단 육아의 전반을 할머니에게 넘겼다는 것입니다. 엄마가 제한하고 싶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육아의 주체는 할머니입니다. 아이를 위해 육아를 맡아주는 할머니와 육아 방식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수는 있겠지만 전적으로 엄마의 결정대로 움직여주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최대한 의견을 잘 이야기하여 합의점을 찾는 것이 현명하지요. 일정 부분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맞출 것은 맞추는 길을 선택해야 아이에게도 엄마의 마음에도 좋은 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