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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이야기
행복은 왜 40대에 가장 낮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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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등원시키고 돌아오는 길, 신호에 걸려 멈춘 차 안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나, 잘 살고 있는 걸까?"

특별히 나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마음이 묵직하고, 20대에 그렸던 30, 40대와 지금의 나 사이에 간격이 느껴지는 날. 혹시 요즘 그런 날이 잦다면, 그건 당신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어요.

▶ 145개 나라에서 똑같이 나타난 ‘U자 곡선'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블랜치플라워(David Blanchflower)는 전 세계 145개 나라, 수백만 명의 삶의 만족도 자료를 분석했어요. 나이에 따라 행복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려고요.

결과는 놀라울 만큼 비슷했어요. 나라도, 소득 수준도, 문화도 다른데, 행복은 거의 모든 곳에서 알파벳 U자를 그렸어요. 20대에 높았던 만족도가 서서히 내려가 40대 후반에서 50세 무렵 바닥을 찍고, 그 뒤로는 다시 올라가요. 앞서 발표한 분석에서는 선진국의 바닥 지점이 평균 47.2세로 나타나기도 했어요.

▶ 침팬지에게도 '중년의 계곡'이 있었어요

"집 대출, 아이 교육비, 회사 스트레스 때문 아니야?"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흥미로운 연구가 있어요.

영국 에든버러대학교의 알렉산더 와이스(Alexander Weiss)와 워릭대학교의 앤드루 오즈월드(Andrew Oswald) 연구팀은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의 동물원과 보호시설에 사는 침팬지와 오랑우탄 508마리를 조사했어요. 오랫동안 이들을 돌본 사육사와 연구자들이 각 유인원의 기분과 만족을 평가했죠.

그 결과, 유인원의 행복도 사람처럼 U자를 그렸어요. 젊을 때 높고, 중년에 낮아지고, 나이가 들면 다시 올라갔어요. 침팬지에게는 대출도 학원비도 없는데 말이에요.

연구팀은 이 결과가 중년의 마음이 단순히 '요즘 세상살이'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뜻이라고 봤어요. 삶의 흐름 자체에 이런 계곡이 새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죠.

▶ 계곡이 생기는 이유, 그리고 다시 오르는 이유

그렇다면 왜 하필 중년에 바닥을 찍을까요? 독일의 경제학자 하네스 슈반트(Hannes Schwandt)는 그 답을 '기대'에서 찾았어요.

그는 독일 성인 2만 3천여 명을 최대 10년 동안 추적하며, 해마다 “5년 뒤 당신의 삶은 얼마나 만족스러울 것 같나요?”라고 묻고, 5년 뒤 실제 만족도와 비교했어요.

  • 20대는 미래를 실제보다 약 10% 더 밝게 예상했어요. “5년 뒤엔 훨씬 좋아질 거야.”
  • 30~40대에도 기대는 여전히 현실보다 높았어요. 기대만큼 채워지지 않는 일이 쌓이면서 실망도 함께 쌓였죠.
  • 50대 후반쯤 되자 기대가 현실에 맞춰 조정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만족도가 다시 올라갔어요.
  • 더 흥미로운 건 그 이후예요. 나이가 든 사람들은 오히려 미래를 실제보다 어둡게 예상했어요. 생각보다 삶이 더 괜찮았던 거예요.

쉽게 말하면, 중년의 계곡은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격'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시기예요. 등산에 비유하면 정상이 생각보다 멀다는 걸 알게 되는 산 중턱 같은 곳이죠. 다리는 무겁고, 올라온 길보다 남은 길이 더 크게 보이는 지점이요. 그런데 그 중턱을 지나면 길이 다시 완만해지고, 어느 순간 풍경이 보이기 시작해요.

물론 이건 평균의 이야기예요. 모든 사람이 같은 나이에 같은 깊이의 계곡을 지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지금 마음이 무겁다면, 그건 당신이 뭔가 잘못 살아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지나는 길 위에 서 있기 때문일 수 있어요.

▶ 이 연구들이 말해 주는 것

첫째, 지금의 무게는 '나만의 실패'가 아니에요. 145개 나라 사람들, 심지어 침팬지도 지나는 계곡이에요. 나를 탓하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아도 괜찮아요.

둘째, 바닥 다음은 오르막이에요. 연구가 일관되게 보여 주는 건, 중년의 계곡을 지나면 행복이 다시 올라간다는 사실이에요. 지금이 가장 낮은 지점 근처라면, 앞으로는 오를 일이 더 많아요.

셋째, 열쇠는 기대를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맞추는 것'이에요. 포기가 아니라, 20대의 내가 정해 둔 기준을 지금의 내가 다시 고르는 거예요.

▶ 오늘부터 해 볼 다섯 가지

1. "나 지금 계곡을 지나는 중이야"라고 이름 붙이기

  • 마음이 가라앉는 날, "내가 왜 이러지?" 대신 "많은 사람이 지나는 그 계곡에 있구나" 하고 말해 보세요.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그 감정에 덜 휩쓸려요.

2. 20대의 기대 목록 다시 쓰기

  • 종이 한 장을 반으로 접고, 왼쪽에는 20대에 그렸던 ‘40대의 나'를, 오른쪽에는 지금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을 적어 보세요. 지워도 되는 기대와 새로 생긴 소중한 것이 보이기 시작해요.

3. 이미 오른 길 돌아보기

  • 등산할 때 뒤를 돌아보면 얼마나 올라왔는지 보이죠. 지난 10년 동안 내가 해낸 일, 버텨 낸 일을 세 가지만 적어 보세요. 아이를 키우며 지나온 시간만으로도 꽤 높이 올라와 있을 거예요.

4. 비교의 창 잠시 닫기

  • SNS 속 다른 사람의 40대는 그 사람의 가장 좋은 장면만 모아 둔 거예요. 하루 중 SNS 보는 시간을 정해 두고, 그 시간에 나에게 의미 있는 일 하나를 해 보세요.

5. 같은 계곡을 걷는 사람과 이야기하기

  • 배우자나 오랜 친구에게 "요즘 너는 어때?" 하고 물어보세요. 비슷한 시기를 지나는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계곡이 덜 외롭게 느껴져요.

▶ 마무리하며

가끔은 혼자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돼요. 나를 돌아보는 질문 몇 개를 적어 두고 하나씩 답해 보는 것만으로도, 흐릿했던 마음이 조금씩 선명해지거든요.

혹시 무거운 마음이 몇 주 넘게 이어지고 일상이 힘들 정도라면, 혼자 견디지 말고 가까운 상담 기관이나 전문가와 이야기 나눠 보세요. 도움을 청하는 것도 계곡을 지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예요.

행복의 곡선은 아래로만 이어지지 않아요.

지금 서 있는 곳이 계곡이라면, 이제 남은 건 오르막이에요. 

오르다 내려가고, 흔들리다 다시 서고, 또 흔들리다 다시 서는 것. 그게 인생이니까요.

꼭 참고해 주세요
차이의 놀이의 모든 콘텐츠는 아이를 돌보고 기르는 모든 양육자 분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입니다. 아이를 기르는 주 양육자는 아빠, 엄마, 조부모님, 돌봄 선생님 등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매 콘텐츠마다 각 양육 상황을 고려하여 모두 기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엄마'로 표기하여 설명드리는 점이 있습니다. 차이의 놀이의 콘텐츠는 엄마가 주로 양육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써 엄마를 주로 언급하여 표기하는 것은 아닌 점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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