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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이야기
보다 행복한 육아를 위해 - 엄마 아빠 부모 마음속 결핍에 대한 생각
댓글 88
조회수 67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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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전하는 찐 육아 이야기 - 5개월에 들어서는 딸 보는 재미에 푹 빠지고, 동시에 삭신이 쑤셔 '아이고~'를 달고 사는 엄마가 되었다. 아기를 보면 참 예쁘고 신통방통하다. 고사리손을 연신 들여다보고, 옹알이에 오고 오고 맞장구치고, 몸을 모로 세우더니 어느새 뒤집는 것에 경탄한다.

다신 오지 않을 이 순간이 아쉬워 사진도 많이 찍어, 만든 앨범만 네댓 개다. 사진 앨범을 만들고 보고 또 보면서, 아이를 대하는 것에 작용하는 내 무의식을 새삼 깨닫는다.

나는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럼에도 유독 아이에 관련된 부분은 그렇지가 않다. 아이를 품고 있을 때의 초음파 사진 및 일기, 백여 일까지의 사진과 코멘트를 모아 포토북을 만들었다. 많은 엄마들(특히 첫아이 엄마)은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유난한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사진을 많이 남기려는 이유는, 의식적으로는 아기에게 훗날 '엄마가 날 이렇게 사랑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하고 싶어서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결핍감을 드러내는 것임을 알고 있다. 즉, 애 엄마가 된 지금에도, 나는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고, 원 가족이 정서적으로 따스하지 않았다는 것이 슬프다. 그래서 가족의 따스함과 사랑을 아이가 느끼게끔 하는 것이 엄마인 나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겉보기엔 훈훈한 엄마의 정성이지만, 그 뒤에는 내가 부모에게 받지 못한 것에 집착하며 이를 보상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나는 결국 나의 결핍으로 아이를 키우는 셈이다.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가 원하는 것과 상관없이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주면서 당연히 좋아할 거라 여기는 것이라 건강한 관계가 아니다. 게다가 아이가 여기에 별 반응이 없을 때, '(나는 이렇게 해주는데) 너는 왜 좋은 줄을 모르니-!'라는 불필요한 마음을 품을 위험이 있다.

잘 먹어야 한다, 좋은 옷을 입어야 한다,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 등 저마다 '꼭 이것만은 해주겠다'고 여기는 게 있을 것이다. 혹은 '난 죽어도 이렇게는 하지 않을 거야'일 수도 있다. 

나의 경우라면 '가족의 따스한 추억을 최대한 느끼게 해주겠어' 또는 '아이가 잘 할 때만 관심 갖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같은 것을 꼽을 수 있겠다. 그것이 좋은 부모, 좋은 육아를 향한 무언가로 보이더라도, 결핍을 바탕으로 아이를 대하다가 이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아이를 보고 화가 나거나 서운하다면, 그런 결심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아이가 바라는 것은 따로 있을 텐데도, 내가 바라는 것을 줘놓고 아이도 만족하길 기대하는 것은, 감정의 강요이자 아이를 숨 막히게 하는 일이다.

교육에 미련이 있는 부모가 아이에게 최선의 교육 환경을 주면서 아이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나는 하고 싶어도 못했는데 넌 이렇게나 지원해주는데도 왜 이것밖에 못 하니?'라는 원망감을 가질 수 있다. 사람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부모는 아이를 통해 내 결핍을 채우려 하지만, 아이는 내가 아니기에 애초에 그 논리(내게 중요한 것이 아이에게도 중요하다)가 성립이 불가능해서 그렇다.

부모 입장에선 (자기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것을 줬는데 아이가 시큰둥해 보이니 서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이를 키울 때 배제해야 하는 가장 큰 것은 양육자의 결핍이다. 부모 자식 간의 갈등 중 많은 부분이 부모의 기대에 아이가 부응하지 못한다고 생각될 때 발생한다. 부모 자신의 결핍이 클수록 기대도 커지고 행위에도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아이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아이에게도 상처 나 결핍이 생긴다.

결핍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어차피 완벽이란 있을 수 없기에 아이는 어딘가에서 서운해할 거다. 하지만 내 문제를 아이에게 투사해서 거기에 또 다른 서운함을 더할 필요는 없다. '내 아이만은 이런 서러움을 겪게 하지 않고 최대한 꽃길만 가게 하고 싶다'는 부모의 애틋한 마음으로 하는 행위겠지만, 그것이야말로 부모가 가장 원치 않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본인은 부인할지 모른다. 자기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 키운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 부모는 흔치 않다. 오히려 '난 아닌데?'라고 당당히 말하는 사람일수록 나만 옳다는 식의 생각에 빠져 아이를 휘두르면서도 스스로 잘한다 착각하는 독선으로 빠질 위험이 있다.

이런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가진 결핍을 들여다보고 상처를 치유하여 극복하고자 하는 용기, 자기 성장이 필요하다.

아빠도 엄마도 한 사람으로서 결핍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평소에 난 이것만은 꼭 (안) 하겠어! 하고 다짐하는 것이 있다면,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찾아보고 내게 <무엇이> <왜> 중요한지 살펴보길 권한다. 좋은 부모 되기, 훌륭한 육아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치열한 자기반성과 행동교정을 위해서도 아니다. 자기 마음을 돌아보고, 인정하고, 스스로를 안아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스스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다. 그 치유를 통해 자기 성장이 이루어지고, 그 과정을 거치면 '그럭저럭 괜찮은' 양육에 한 걸음 다가선다.

내 결핍은 내 문제로 남겨두자.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부딪힐 상대는 아이가 아니라 다른 곳(아마도 나의 부모, 아니면 나 스스로 승화)에 있다. 아이에게는 아이만의 마음이 백지처럼 펼쳐져 있어 아빠 엄마와 새로운 별도의 그림을 그려낸다는 것만 염두에 둔다면, 아이와 보다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꼭 함께 읽어 보세요 :) 

엄마 아빠 내 감정의 본질, 파헤쳐 보기

https://www.chaisplay.com/stories/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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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의 놀이의 모든 콘텐츠는 아이를 돌보고 기르는 모든 양육자 분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입니다. 아이를 기르는 주 양육자는 아빠, 엄마, 조부모님, 돌봄 선생님 등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매 콘텐츠마다 각 양육 상황을 고려하여 모두 기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엄마'로 표기하여 설명드리는 점이 있습니다. 차이의 놀이의 콘텐츠는 엄마가 주로 양육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써 엄마를 주로 언급하여 표기하는 것은 아닌 점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뉴마마10달 전
정말 가슴에 와닿는 좋은 글이에요 감사합니다

HYESU10달 전
저도 학창시절의 따돌림 경험으로 회피애착 성향이 강해더더욱 아이에게 신경을 많이 쓰고 키웠어요. 불안정애착은 아이가 겪는 마음을 잘 못느끼고, 스스로의 결핍으로 제대로 알아보고 돌봐주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그냥 아이를 일생일대의 아주아주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책임감있게 공부하면서 키웠습니다. 안되는 감정표현도 만들어가면서 아이를 키우다보니 어느순간 스며들어 있었어요. 그러면서 제 불안정애착이 치유되는 경험도 했습니다. 아이는 정말 큰 선물이라는 말을 그때 이해했습니다. 이제 아이의 마음을 더 깊게 느낄 수 있어요. 하나하나 표현하고 사랑해주는 아기가 너무 사랑스럽고요. 세상 육아하는 모든 부모들 힘내세요!

lychee10달 전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서뉴마마11달 전
좋은글 읽고 갑니다

아휴맘일 년 이상 전
저는 정말 하겠다는걸 지원받아본 적이 없어서 아이낳으면 엄마표 교육 하겠다거 다짐했어요 문젠 제아들은 저 닮아서 자기주도형이네요 ㅋㅋ 그래서 오늘도 한발짝 떨어져 CCTV 엄마로 살아요 나의 결핍을 아이에게 강요할순 없으니까요 생긴대로 살거라 내 아들 ㅋㅋㅋ

ahyeongjo일 년 이상 전
이 글 참 좋은 리마인더네요. 미혼 기혼 포함 많은 요즘 사람들이 아주 자주 하는 말인 것 같아요. 나는 아이에게 이것만은 절대 하지 않겠어 혹은 이건 꼭 넘치도록 해줄거야. 그게 아이가 원하는게 아닐 수도 있는데 말이죠. 친구 중에 부모님이 이혼해서 아빠와 살아서 엄마를 늘 그리워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아이를 낳으면 일을 그만두고 아이가 학교에서 집에 왔을 때 간식을 차려놓고 기다리는 집순이 엄마가 될거라고 무조건 그것만은 해주고 싶다고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그걸 듣고 전 만약 아이가 일해서 멋진 차를 끌고 회사에서 좋은 타이틀을 단 엄마를 좋아할 수도 있는거라고 조언해줬었는데 그 친구는 꽤 완강하게 자기 의견을 꿋꿋히 지켰어요. 결핍이 얼마나 깊고 길었을지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지만, 그 엄마의 사랑에 대한 부담을 짊어져야할 미래의 자식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같이 들었네요. 아이는 학교 갔다와서 친구랑 놀고 싶을 수도 있는데 엄마가 아이만 매일 집에서 기다리면서 아이만 바라보면 무의식중에 아이는 얼마나 숨막힐지... 그것도 생각해봐야할 것 같은데 말이죠.

술이술이술술이일 년 이상 전
진짜 공감되는 글입니다. 제가 어릴때 잘 안먹어서 그런지 체력이 약합니다. 그래서 제 아이만큼은 잘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한숟갈이라도 더 먹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요즘은 많이 내려놓으려고 노력하고 있긴한데 더 노력을 해야될 것 같아요.

겸둥이세인맘일 년 이상 전
그럴 수 있겠구나 하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살리고고일 년 이상 전
점점 내 어릴적과 비교가 되던 참이었는데 참 좋은 글이네요 아이가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하며 기대하지 말아야겠어요 아이로 인해 내가 성장하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네요 감사합니다

꼬밍대디일 년 이상 전
멋진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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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는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