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법
더 좋은 부모가 되려 애쓸수록, 더 지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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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한 시. 아이를 겨우 재웠어요. 드디어 혼자가 됐는데, 마음이 이상하게 편하질 않아요. 낮에 나도 모르게 소리쳤던 그 순간이 자꾸 떠오르거든요. "내가 왜 그랬을까."

혹시 지금 가슴이 조금 뜨끔하셨다면, 괜찮아요. 그건 당신이 그만큼 아이를 사랑한다는 증거예요. 무심한 부모는 자책하지 않거든요. 자책한다는 건,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더 노력하세요"라는 말은 안 할 거예요. 오히려 반대예요.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애쓰고 있어요. 지친 마음에 필요한 건 더 많은 노력이 아니라, 나에게로 돌아서는 다정함이거든요.

그 다정함을 네 방향으로 나눠서 같이 걸어볼게요.

1. 내 화에게 다정하기

아이가 똑같은 걸 세 번째 어지를 때, 나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가죠. 그러고 나면 바로 후회가 와요. "나는 왜 이렇게 감정 조절이 안 될까."

그런데요, 정서중심치료를 만든 심리학자 그린버그는 화를 '갑옷'이라고 설명해요. 갑옷 안에는 보통 더 여린 마음이 숨어 있어요. "나 너무 지쳤어." "나 좀 알아줘." 화는 그 마음을 덮으려고 뒤늦게 나온 반응인 거죠.

뇌로 보면 우리 안엔 '화재경보기'(편도체)가 있어요. 이 경보기는 똑똑한 게 아니라 빠른 게 일이라, 지치고 잠 못 잔 날엔 평소엔 넘길 일에도 사이렌이 크게 울려요. 그러니 욱한 건 당신의 인격 문제가 아니에요. 과부하 걸린 경보기가 먼저 반응한 것뿐이에요.

그러니 다음엔 폭발하기 전에 딱 한 호흡만 멈추고 물어보세요. "이 화가 들고 온 편지엔 뭐라고 적혀 있지?" 대부분 "나 지쳤어"라고 적혀 있을 거예요. 화도 진짜고, 그 밑의 지침도 진짜예요. 둘 다 안아주면 돼요.

2. 나 자신에게 다정하기

아이를 재우고 시작되는 그 자책, 사실 우리 안엔 늘 채찍을 든 목소리가 하나 있어요. "그것밖에 못 해?" "남들은 다 잘하는데."

많은 분이 이렇게 걱정하세요. "나한테 너무 다정하면 나태해지는 거 아니야?" 그런데 자기자비를 평생 연구한 크리스틴 네프의 결과는 정반대예요. 자기를 다그치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만 올라가고 회복이 늦어요. 

오히려 자기에게 다정한 사람이 실수를 더 빨리 인정하고 다시 일어선대요.

다정함은 면죄부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연료예요. 다그치는 건 사이드 브레이크 채운 채 달리는 거고요.

한번 떠올려보세요. 가장 친한 친구가 똑같이 자책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친구에게 "넌 진짜 나쁜 엄마야"라고 말할까요? 친구한테는 절대 안 할 말을, 우리는 왜 나 자신에게는 그렇게 쉽게 할까요. 오늘은 한 손을 가슴에 얹고, 친구에게 하듯 한마디 건네보세요. "오늘 진짜 애썼다."

3. 좋은 순간에게 다정하기

이상하지 않나요? 하루 종일 좋은 순간도 분명 있었는데, 밤에 남는 건 욱했던 그 1분이에요.

이건 당신이 감사할 줄 몰라서가 아니에요. 신경심리학자 릭 핸슨은 이렇게 말해요. "뇌는 나쁜 경험엔 벨크로처럼 착 달라붙고, 좋은 경험엔 팬의 기름처럼 미끄러진다." 원시시대에 위험을 잊으면 큰일이 났으니, 뇌가 나쁜 걸 더 진하게 저장하도록 진화한 거예요. 당신이 무딘 게 아니라 뇌의 기본 설정이 그래요.

다행인 건 좋은 기억도 벨크로로 바꿀 수 있다는 거예요. 좋은 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10초에서 20초만 머물러보세요. 잠든 아이 얼굴, 같이 웃은 1초. 자기 전에 오늘 좋았던 장면을 다섯 개만 떠올리고 그중 하나를 충분히 음미해보는 거예요. 

"오늘 힘든 것도 사실이고, 이 좋은 순간도 분명히 있었어." 

그러면 하루가 자책 하나로 끝나지 않아요.

4. 내 이야기에게 다정하기

마지막이에요. 지금 이 육아 시기를 우리는 보통 "끝없이 지치는 시간"으로 읽어요. 그런데 그 해석은 정말 사실일까요, 아니면 지친 상태에서 급하게 쓴 초안일까요?

스탠퍼드의 제임스 그로스는 "사건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첫 해석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고 말해요. 그리고 그 첫 해석은 영수증이 아니라 연필로 쓴 초안이에요. 초안은 언제든 고쳐 쓸 수 있어요.

같은 하루도 "버려진 시간"으로 읽을 수도 있고, "내가 한 사람의 세계를 지어주는 시간"으로 읽을 수도 있어요. 첫 해석을 지우라는 게 아니에요. 그 옆에 한 줄을 더하는 거예요. 두번째 해석을 만들어 보는 거에요. 한번 상상해보세요. 5년 뒤의 내가 지금 이 시기를 다시 읽는다면, 뭐라고 적을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네 가지를 이야기했지만 사실 전부 같은 말이었어요. 더 잘하기가 아니라, 나에게로 돌아서기.

이 고됨은 당신이 잘못 살아서 받는 벌이 아니에요. 당신이 사랑하기로 선택한 삶의 결이에요. 깊이 사랑하는 사람만이 이만큼 지쳐요. 당신의 피로는 무능의 증거가 아니라, 사랑의 증거예요. 그 사랑에, 이제 당신 자신도 꼭 포함시켜 주세요.

오늘 밤엔 아이를 재우고 나서, 자책 대신 가슴에 손 한번 얹어보세요. "오늘도 애썼다." 그 한마디면 충분해요.

내가 달라지면, 모든 관계가 달라집니다.

오늘도 마음 하나, 뇌로 풀어봤습니다. 🧠

꼭 참고해 주세요
차이의 놀이의 모든 콘텐츠는 아이를 돌보고 기르는 모든 양육자 분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입니다. 아이를 기르는 주 양육자는 아빠, 엄마, 조부모님, 돌봄 선생님 등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매 콘텐츠마다 각 양육 상황을 고려하여 모두 기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엄마'로 표기하여 설명드리는 점이 있습니다. 차이의 놀이의 콘텐츠는 엄마가 주로 양육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써 엄마를 주로 언급하여 표기하는 것은 아닌 점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아지4일 전
6살 남자아이 요즘 말을 안듣습니다. 5살까지는 말을 안들어도 혼을 내면 바로 고치곤 했는데 6살이 되면서 하는 행동은 말도 듣지도 않고 혼이 나도 신나합니다. 아이에게 훈육이 필요한 걸 알고 있어 가르쳐 주려고 하다 화를 내게 됩니다. 화를 내다 다시 참고 기다려줍니다. 분명 아이는 이 상황을 모면하고 바꾸려고 신나하고 까부는 중일텐데 참을 인 가득 가지고 가는 엄마는 자꾸 늙어가서 속상합니다 ㅠㅠ 7살은 더 심하다던데 큰일입니다.

되고야맘4일 전
애썼다ㅠㅠ 오늘도 고생한 나에게 위로 할수있게 좋은글 주셔서 감사해요♡

akum3일 전
너무 좋은 글입니다 감사해요😍

생생탱탱3일 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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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는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