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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이야기
아빠의 육아 '삽질'을 허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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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뿐 아니라 엄마도, 육아에서는 삽질의 연속이다. 엄마가 물리적으로 더 많이 붙어 있다고 한들, '올바르고 바람직한 육아'를 하고 있느냐 하면 꼭 그렇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아이에게 뭔가를 하고, 그 반응을 보아 시행착오를 통해 개선하며 점점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나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

EBS 다큐프라임의 육아 다큐멘터리 중 유명한 시리즈가 있다. 마더쇼크, 파더 쇼크 시리즈가 그것이다. 마더쇼크는 예전에 보았고, 파더 쇼크는 최근에 보았다. 엄마 건 아빠 건, 롤모델이자 영향을 크게 받은 존재로서 자기 부모를 미러링 해서 자기 아이에게 똑같이 하고 있는 모습이 나와 있는 다큐멘터리였다. 파더 쇼크 역시, 자기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빼닮아서 '나는 아버지처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음에도 똑같이 하고 있는 괴로운 아빠들이 등장해 설루션을 얻어 가는 내용을 담았다.

누가 봐도 참 노력하고, 좋은 아빠 같은 이들도 있는데, 아이와는 결국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자기 아버지와의 관계를 재생하고 있더라. 참 애잔했다.

온갖 육아 콘텐츠를 보면 '엄마' 역할이 강조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아빠'의 역할도 중요하다. 단순히 여권이 신장되어서 '육아가 여자만의 일이냐'라는 의견이 나와서가 아니다. 핵가족 시대가 되어 아이에게 애착을 느끼게 해줄 대상 자체가 줄었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옛날 대가족 시대에는 아빠가 일을 하느라 아이를 잘 못 보더라도 온전히 육아를 도맡아 하는 엄마와, 엄마가 밭일을 하거나 부엌일을 할 때 애정과 관심을 주는 조부모, 이모, 삼촌, 형제들이 많아서 아이는 지속적인 자극과 피드백에 노출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아이가 교류하고, 세상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게끔 피드백을 주는 존재는 엄마, 아빠가 전부다. 운이 좋은 경우 조부모나 다른 이가 있긴 하지만 한두 여명에 불과하다. 돈을 주고 시터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엔 그 관심의 질을 보장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아빠의 역할은 실질적으로 강조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요즘 아빠들은 바쁜 생활 속에서도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정보도 많이 보려 하고, 나름의 노력을 하려고 한다. 안 그런 사람들도 물론 많겠지만, 전체적인 의식은 '아빠도 잘 해야 하는데, 먹고사는 시스템이 안 받쳐준다'이다. 어느 아빠가 자기 자식과 놀아주고 싶지 않겠는가. 그들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더 클뿐이다. 이는 부부간에도 갈등을 야기한다. 그런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참 좋은 힌트 하나를 얻었다. 바로 '아빠의 육아 삽질을 허하라'는 힌트였다.

아빠뿐 아니라 엄마도, 육아에서는 삽질의 연속이다. 

엄마가 물리적으로 더 많이 붙어 있다고 한들, '올바르고 바람직한 육아'를 하고 있느냐 하면 꼭 그렇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아이에게 뭔가를 하고, 그 반응을 보아 시행착오를 통해 개선하며 점점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나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

처음부터 정답을 맞힐 수도 없고, 정답이란 게 존재하지도 않는다. 아이마다의 특징이 다 다른데 '이럴 땐 이렇게 하세요'가 모범답안이 될 수가 있을까? 그 과정을 즐기며 아이를 발견해나가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둔다면, '마치 점수를 받고 평가를 받기라도 하는 듯'한 불안에서 엄마는 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 그게 안되기에 늘 아이에게 미안하고, 내가 엄마로서 문제가 있는 것 같고, 불안하고, 별로 도움도 안 되는 주변 엄마들의 썰을 정보랍시고 쫓는 것이다. 이걸 깨고 나가면, 남편이 '육아에 참여도 하지 않고 서툴다!'라고 비난하기 전에, 남편에게도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

어쩌면, 노력하고 있는 남편에게 '완벽하지 않다'고 화내는 모습은 심리적으로 완벽해야 한다는 자기상을 가진 유형의 엄마가 자기 자신에게 화내는 모습일 수도 있다. 왜 맘처럼 안되는 거야!로 화가 난다면, 그 뒤에는, '세상이 내 맘대로 되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관념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안될 수도 있고, 안되는 게 당연하고, 안되어도 괜찮다. 그러니 '삽질'도 괜찮다. 내 삽질도 당연히 괜찮다.

정말 육아나 아내의 상태에 무심한 남편이 있다면, 이건 육아의 문제를 떠나 개인 성향이나 둘의 관계부터 점검할 일이니 제쳐두고, 적어도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 하는 남편을 두고 있다면, 아이 아빠에게도 '시행착오를 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누구나 새로운 경험 앞에서는 뭐든 부딪혀서 해봐야 아는 게 생기고, 시도했을 때 성공하는 성취 경험이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아이만 그런 게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다. 엄마가 그러한 만큼, 아빠도 똑같다. 그래서 아빠가 뭔가를 시도할 때 엄마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아이 앞에서 역정을 내며 그거 아니라고, 그것도 못하냐고 면박을 줄게 아니라, 큰 잘못이나 아이에게 해가 되는 일이 아니라면 내 조바심을 누르고 아빠가 아이에게 손 내미는 것을 지켜보고 기다리고 응원할 필요가 있다.

본인이 겪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영역이란 게 있다. 그 경험의 기회를 차단해버리고 '넌 왜 할 줄 모르냐'고 닦달해봤자, 사이만 나빠질 뿐이다. (그리고 이런 유형의 엄마라면, 아이에게도 그렇게 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고쳐야 할 부분이다) 

그러니, 아빠에게도 육아의 삽질을 허용하고 본인이 직접 실수도, 성공도 해보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해 남편이 아이에 대한 애정이 더 샘솟고, 아내의 고충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육아 참여도 또한 높아질 것이다. 일종의 햇볕정책이다. 못한다고 채찍을 날릴게 아니라, 기회를 주고 잘하게끔 이끌어서 스스로 한 번이라도 더 아이를 들여다보게 하는 쪽이 더 지혜로운 방법이다.

나 역시 남편에게 그런 기회를 충분히 주겠다고 다짐해본다. 아이가 조금만 내 마음에 안 드는 행위를 한다고 통제하려 들지 않겠다고 다짐하듯이, 남편에게도 똑같이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아빠가 잠시 어떻게 했더니 아이가 빼액 운다? 아이가 '나 이건 불편해요'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큰일 난 것처럼 왜 애를 울리냐며 자기 자신을, 남편을 몰아세울 필요는 없다. 앗, 이건 너에게 그렇구나, 그럼 다른 것을 줘보마 하고 다른 시도를 하며 편한 마음을 가지면 아이도 편하게 자란다. 불안이나 조바심, 분노는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불안한 정서의 아이를 가진 부모를 보면 본인들도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 부모 탓을 한다는 게 아니라, 아이는 부모를 그대로 반영하는 존재이기에 그렇다.

육아는 누구에게나 낯설다. 둘째부터는 여유가 좀 생긴다고 하는 것도, '경험'을 했기에 그런 것이지 부모가 특별히 더 달라져서 그런 게 아니다. 낯선 시기를 거쳐야 익숙한 시기도, 응용할 수 있는 때도 온다. 낯섦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당황하는 내 모습도, 남편의 모습도 '당연한 거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라는 마음으로 임할 일이다. 육아의 삽질을 엄마에게도, 또 다른 양육자인 아빠에게도 허용하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 시도해볼 만하다.

꼭 참고해 주세요
차이의 놀이의 모든 콘텐츠는 아이를 돌보고 기르는 모든 양육자 분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입니다. 아이를 기르는 주 양육자는 아빠, 엄마, 조부모님, 돌봄 선생님 등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매 콘텐츠마다 각 양육 상황을 고려하여 모두 기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엄마'로 표기하여 설명드리는 점이 있습니다. 차이의 놀이의 콘텐츠는 엄마가 주로 양육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써 엄마를 주로 언급하여 표기하는 것은 아닌 점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앗약 2년 전
ㅋ..엄마는 누가 토닥여주나요?


빤짝아사랑해2년 이하 전
그러게요 공감쓰

또오니맘일 년 이상 전
자기 자신도 몰아세울 필요 없다고 하잖아요^^ 부부가 서로 토닥이면서 함께 자라는 가족관계가 되면 좋을것같아요~~ 맘님들 모두 토닥토닥~!!

kimbidam일 년 이상 전
아빠는요?? 너무 남편들 몰아세우지마세요.. 나름 열심히 하는 아빠도 있는데 남편까이는 댓글볼때마다 기운 빠져요

keithj일 년 이상 전
육아아빠 공감... 주간에 혼자 육아하는 사람은 외롭습니다. 혼자 돌보고있을때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더 많이 하니까요 아이들은 ㅠ

알로깐지약 2년 전
유이카님. 공감합니다ㅠㅠ 아기 잘때도 아기에 대한 정보, 육아용품 찾느라 바쁜데 퇴근후 하루종일 게임에 유투브만 보니 ㅡㅡ 그 시간에 아기에 관한 유투브방송보라고 소리질러도 사람. 안변하네요ㅠㅠ


지혜롭게해보자일 년 이상 전
ㅋㅋㅋ맞아요ㅠ공감공감

김양갱님일 년 이상 전
우리 신랑 얘기하는거져?

유이카약 2년 전
삽질도 삽질이지만 아기한테 유용한 교육 유투브 보라고 하니 아프리카티비 게임 방송 보면서 히히덕 이러니 승질 안나나요 누군 첨부터 알아서 육아하나 매번 모르겠는건 물어보고 찾아보고 하는데 남편들은 지들 놀 생각만 하더라구요 누군 안 놀고싶냐고


토토로부인8달 전
남편들은 보다는..성향인듯해요.

푸드드덕2년 이하 전
애기는 정말 정말 정말 잘놀아주는데 놀아주다가 애기가 중간에 애기 기저귀 확인이나 배고파보이면 밥을 타다준다는 요런거... 생각이 안나나봐요 일년간 애기 키웠으니 밥이랑 기저귀는 기본적으로 보는건데 고생하는거는 알지만 설거지하다가 자꾸 호출하거나 집안일 뒷정리하고 애기 기저귀갈아주고 밥주다가 다 놀아줬다하고 뿌듯하게 쉬는 남편보면 화가.... 음 그래도 정말 잘놀아줬는데 화가... 음

토토토맘2년 이상 전
그 삽질은 왜 매번 반복되는거죠....? 몇번 삽질해보면 올바른방법을 터득하게 되고 결과적으론 점점 좋아져야하는데 매번 똑같이 삽질만...휴 더 쉬운방법 옳은방법을 알려줘도 지 똥고집대로 해요 꼭

퉁기2년 이하 전
저는 남편이 가족을 위해 애쓴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와도, 아기랑 눈 마주칠 수 있을 때는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거든요... 가끔 주말에 아기가 너무 울면 저에게 맡기고 도망가지만ㅋㅋ, 주6일 출근하느라 온전히 쉬고 싶은 휴일에도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거라 그냥 기특해요. 고마워 남편아♡

h02192년 이상 전
오늘 싸웠는데 이런글이 뜨네요.. 저기서 말하는 삽질에 너그러워야 하는데 머리론 알면서도 육아에 지치고 내심신이 지칠때면 그게 안되더라구요.. 애좀 울리지말지.. 저럴땐 이렇게 해야하는데 그걸 꼭 내가 알려줘야 그렇게 하고 그러다보면 화나고 남편도 애쓰는거 아는데 일단 제가 지쳐있으니까요.... 휴... 정말 도돌이표지만 육아가 너무 힘드네요

꽃늘보2년 이상 전
근데 단어 자체가 삽질이라고 표현한게 좀 ㅠㅠㅠㅠ,, 시행착오라던지 실수 뭐 좋은 단어들도 많지않나요 서툰 모습이라도 노력해주는게 고마운데 저는 ㅠ

지후니얌일 년 이상 전
남편까지 갈필요도 없이 나도 삽질하는데요 뭐... 돌아기 고집 힘드네요

예쁜다윤마미일 년 이상 전
반성합니다.울남편 저녁마다 쌓인 설거지, 빨래개기,청소 등 집안일 하는데, 칭찬에 인색해서 미안해 같이 으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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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는 어때요?